계 십 니 까 [ 2013.04.17 – 2013.04.28 ] – 윤결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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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십 니 까

 

 


정착나온 돗자리, 단채널 비디오, 439, 영상 스틸, 2012

 


 

 

나는 사람들 삶의 모습이 궁금하다.

자신과 주위를 바라볼 여유가 없는 현실에 살면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는 사회 속에서 무감각 해지는 자신, 내 안에 있는 타자에 대해 응시를 하고 있다.

어린 시절 작은 것들에도 시선을 떼지 못했던 나의 감성들이 이제는 왜 서서히 무감각해져 가는 것일까.

그 무감각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점점 쌓여지는 나의 옷들과 같다.

마치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처럼 나의 외할머니도 그렇게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20살이 되던 첫날에 나의 외할머니가 해줬던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이제 우리 아가도 10년만 있으면 30살이 되겠네. 그때 나는 무슨 그런 말이 있냐며.. 웃었다.

그녀는 나에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이제 자신의 손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가는 나에게 서운함,

시간의 야속함 그리고 우리의 추억들이 그녀에게는 이별로 다가왔나 보다.

비가 오는 날 문밖에서 나를 마중 나왔던 그녀는 이제 없다.

문득문득 그녀의 빈자리가 나에게 사무치게 다가오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 나도 30살을 눈앞에 두고 나의 외할머니 그녀를 떠올린다.

 

20대의 방황 속에 집에서 펑펑 운 적이 있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으로 초래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울어주던 외할머니는 항상 내 편이었다. 조잘조잘 떠드는 내 목소리를 가장 사랑해 줬던 사람도 그녀였다.

앙상한 그녀의 다리를 베고 잘 때면 잠시라도 세상에 대한 걱정 없이 푹 잠들었던 나에게,

지금의 불면증은 아마도 그녀가 세상에 없고 나서 생겼다.

세상에 홀로 나온 나에게 닥치는 모든 일들이 자신이 없어질 때, 그녀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스스로 부딪쳐야 하는 현실에서 나 자신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참 두렵다.

나도 모르게 그녀를 많이 의지했나 보다.

 

그녀의 체취, 감정, 손길을 찾아 동네를 돌아다녔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것들보다 예전에 있던 것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집에 돌아가는 길 골목에 앉아 담소를 나누던 어르신들이 보이지 않는다.

동네에 사건사고 소식을 매일 논하던, 아침드라마 인물들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며

잘잘못을 얘기하던 그녀들의 소리가 없다.

 

윤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