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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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조용함을 듣는 것>, 광목에 채색, 70.5cm×54.5cm, 2018

그림에서 공간은 평면으로 변하고, 시간을 멈추게 한다.
마치 내가 본 순간이 잠시 멈춰 온 세상에 나 자신과 그 공간만이 존재하는 느낌처럼.
새로운 그림에 담길 순간을 만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은 순간들과 나만이 조우할 때, 세상은 조용해진다.

그 순간과 나만이 남았다. 조용함을 듣는 순간이다.

그림은 참 많은 위로가 된다.
여린 안료가 겹겹이 쌓여 순간을 재연해낼 때,
물맛이 느껴지는 찰나들을 가만히 듣는다.

학부시절 나는 소위 그림을 성실하게, 열심히 그리는 학생이었고 그런 타이틀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비어있는 화판의 빈틈을 견디지 못했다.
나에게 다가온 조용한 순간들을 그려내고자 하는 의도와는 가히 모순적이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도전을 위해 그렸던 첫 번째 작업이 <조용함을 듣는 것>이다.
대학생 시절에는 어떻게 그려야 점수를 잘 받을 수 있을까에서 졸업 후에는 어떻게 그려야 그림을 팔 수 있을까로 이어진 어리석은 스스로의 질문을 깨부순 작업이랄까.
물론 생계의 문제로 인해 무시할 수 없는 일이기는 하나, 작가라는 타이틀로 나온 미술 시장은 나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줬다.
주관적인 견해로 점수를 받는 미술대학도, 대중없는 미술시장의 작품 거래 가격도 신진작가인 나에게는 어렵고 이해 안 되는 일 투성이다. 나의 영혼을 나눠 담은 그림들이. 어느 누구에게 가 예쁨을 받으며 지낼지는 알아야 한다.

작품 가격: 1,600,000원

주요 작품

<하루를 못 지나 뾰족한 마음이 생겼다>, 광목에 채색, 233.6×91.0cm, 2018

 

<hallucination space – goldfish>, 장지에 채색, 91×91cm, 2016

<이름 모를 새가 울었다>, 광목에 채색, 90.9×72.7cm, 2019

<잠시 앉아 쉬어가야겠네>, 광목에 채색, 102×72.7cm, 2019

 

김혜영

2019 덕성여자대학교 동양화 전공 석사 재학

개인전
2019 《조용함을 듣는 것》, 팔레드 서울
2018 《시간과 기억은 빛과 바람타고 온다》, 사이아트 갤러리

그룹전
2019 《2019 신진작가 공모전》,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2019 《시간의 정물화》, 드로잉룸 갤러리
2016 《잠기다》, 문래예술공장
그 외 다수

수상
2019 아시아프 프라이즈 특별상
2017 안견 사랑 전국 미술 대전 최우수상

레지던시
2018-2019 한성대학교 캠퍼스타운 예술가 레지던시 입주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