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_오아시스’ – 하지연 @ 정다방 갤러리
완벽한 사람이 되지 못하는 콤플렉스가 계속 남아있다.
지금까지 재일교포3세라는 이름으로 삶을 사는 동안 그 뒤에 숨겨진 혼란스러움과 서러움을 어떻게 풀어왔는지 몰랐다.
왠지 모르게 나만 특별하고 나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싫었다. 나도 완벽한 한 나라의 구성원이 되어 뚜렷한 ‘집’이라는 곳과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기를 바래왔다. 나에겐 ‘고향’이라는 이름의 기준이 너무나도 애매모호한 것이었기에, 어디에도 정착할 수 없다는 사실은 극심한 불안이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유일한 자유였다.
경계(Boundary) 안에 속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꾸준히 남아 있지만 그것을 자유롭게 속삭일 수 있도록 허락해 준 유일한 것이 그림이었다.
성장과정에서 동시에 겪어야만했던 두 가지의 문화, 그리고 이에 잇따른 무거운 역할과 책임은 점차 내 자신을 자기연민에 빠트리게 하였고 스스로를 불필요한 불안 속으로 인도했다.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나의 시도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과 같이 진행되어왔고 이것이 두 나라간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나를 위로해주던 치유적 존재가 되었다. 아직은 미숙한 내면을 솔직한 언어로 이야기할 자신이 없기에 그 힘으로, 그림과 같이 노는 방법을 터득했다.
내 작업은 나를 보호하기 위함과 동시에 내가 여기 존재함을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나만의 표현방법이다. 근대가 이미 규정한 경계선의 밖에서 이방인과 같이 맘껏 떠돌며, 언젠가 그 속으로 진출 할 수 있는 날들을 준비한다.
그러므로 불안과 자유의 양극의 에너지를 담은 나의 작업은 머물지 못하고 머물지 않는 나의 삶을 대변해준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야만 하는가.?
-2014년 7월 망원동 작업실에서–
전시 오프닝 : 2014_07_19_5PM 정다방 갤러리
전시 기간 : 2014_07_19 ~ 07_27
갤러리 오픈 시간 : 11:00 ~ 18:00
문의 : 010 – 9132 – 2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