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섬 표류기 09/02 ~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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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표류한 섬, 조하섬>

 

진화랑 기획실장 신 민

 

    작품의 가치는 그에 담긴 영혼의 에너지와 이야기에 달려있다. 시간이 쌓여간 흔적은 다른 말로 영원한 추억이다. 작가가 작품을
만드는 동안 사랑 혹은 이별을 했거나, 할머니가 돌아가 셨을 수도, 아이를
출산했을 수도 있고, 육체적 고통에 시달렸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삶 속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는가에 따라 작품에 스미는 영혼의 향기는 달라진다.

 

  조하밤은
경험의 시간자체를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그룹이다. 특히, 소외된
대상에 온기와 희망을 불어넣는 시간에 활동의 의미를 둔다.

1회 프로젝트는 철거예정 건물에 보름간 거주하며 예술적인 이별을 전시하였고, 2회 프로젝트는 요양원 치매어르신들의 손과 발을 작품으로 만들어 판매함으로써 사회참여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번 3회 프로젝트 조하섬 표류기는 예술과 무관한 삶을 살아온 섬주민들과
작가들이 섬을 미술로 물들이는 동안 교류되는 모든 것을 전시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조각가 7명은 초도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과 마을의 마스코트를 창작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마스코트로 이야기를 만들어 주민공원 벽에 벽화로 남기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사람과 동물, 자연이 함께 가족 같은 삶을 사는 밝고 동화 같은 내용의 벽화가 완성되었다.
또한 아이들이 마을 안내 조형물 만들기 체험에 참여 함으로써 작가는 자연스레 멘토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재료 다루는 법을 익히는 과정은 아이가 재료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작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타지역에서 흘러온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은 순수한 행위를 함께 일궈가는 동안 서서히 호기심과
관심으로 바뀌어 갔다.

 

   이 프로그램은 과정과 결과 모두 큰 의미를 갖는다. 미술세계에서 관객은 결과물밖에 볼 수가 없고 최대의 참여는 직접 보는 것이다.
때문에 감동을 느끼는 것,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반면, 조하섬 프로젝트는 과정을 함께 하기에 미술교육적 차원의 가치를
지닐 뿐만 아니라 결과물을 가장 자주 접하게 될 주민들에게 볼 때 마다 추억이 떠올려지는 뭉클한 감성을 선물 했다. 더불어 마을의 랜드마크로서 외부 관광객에게 자부심이 될만한 대상으로서 기능하게 된다는 점에서 작품의 사회적
역할을 경험하도록 하는 의미도 있다.

 

   감동은 실천 도중에 오는 비물질이다.
조하밤 작가들은 재능기부라는 실천을 통해 한층 훈훈해진 마을, 물질 이상의 결과물을 남기고
동시에 얻었다. 예술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을 실천한 그들이 세상 또 다른 어느 곳에 따뜻한 향기를 뿌리고
올지. 기대되는 밤이다